간경화 말기 환자의 한 가족으로써 이번 사태에 대해서 한숨만 같이 나오는 입장이에요. 저희는 이번 전공의 파업이전부터 서울대학병원 파업 때 정말 마음 고생하다가 결국 집근처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했던 경험이 있어요.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에서 진료를 계속 보다가 환자가 패혈증이 와서 진료를 보고 있는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가고싶어했는데, 서울대병원에서 거절했어요. 자기들은 파업중이니 다른 병원을 알아봐라.라는 말을 들었어요. 심지어 서울대학병원은 타대학병원과는 다르게 응급실 전화번호를 구급대원에게도 오픈해 놓지 않은 상태라서 구급대원에 환자를 데리고 응급실로 간 후에 환자를 받을지 안받을지에 대해서 결정을 하고 안받으면 돌려 보내는 시스템이라 하더라구요.
그 때 패혈증이 온 환자를 거절하고 제 가족을 받아 준 대학병원에서 계속 진료를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날은 응급실에 있다가 새벽쯤에야 중증중환자실로 들어가서 회복을 하게 되었고, 병원에서 이전 병원 진료 기록을 갖고 오라는 말에 서울대학병원으로 가서 번호표를 받고 (대기 약1시간) 순서가 되어 서류를 요청하는데, 환자 본인이 직접 오거나 위임장을 작성해 오라는 말을 듣고 '환자가 중증중환자실에 들어가있어 만날 수 없고 산소포화도도 떨어지고 혈압도 낮아 의식이 명확하지 않아 위임장도 어렵다. 해당 병원 중증중환자실 간호사와 통화하고 서류 발급해줄수없느냐." 했더니 안 돼요 한 마디 하고 다음 순번 사람을 부르더라구요. 그 뒤로 서울대병원 너무 싫어지더라구요.
파업으로 이미 한 번 안좋은 경험을 겪고 현재 고대병원에 정착을 하게 되었는데, 옮기길 잘했다싶습니다. 그러는 중에 전공의 파업도 뜨고 교수진들도 집단 휴진을 예고했다는 뉴스와 기사를 접하는데 어찌나 한숨이 나오던지.. 18일부터 집단 휴진 이후 정부 대응을 지켜 보면서 '무기한' 집단 휴진까지 들어갈 수 있다고 의협에서 엄포를 놓았더라구요? 환자들은 진짜 하루하루가 불안합니다. 대학병원의 의료 공백이 길어지면 2차병원으로 갈텐데.. 제 가족의 경우 2차병원에서 더이상 진료가 불가하여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한건데..
휴진영향
이번 휴진으로 인해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환자들인데, 특히 중증 환자들이 많은 이 대학병원에서 진료 중단은 환자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을 것 같구요. 정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암 환자들이나 응급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급히 이송되어야 했다고 들었습니다.
환자들에게 미치는 영향
1. 중증환자 : 암 환자나 심장병 환자 등 중증 환자들은 정기적인 치료와 긴급한 의료 서비스가 필요할텐데요 이러한 환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면 건강 상태가 악화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2. 응급환자 : 응급 수술이나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휴진으로 인해서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어야 할텐데 이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되면 생명에 위협이 될 수도 있겟죠
3. 정기진료환자 :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정기적인 진료와 약물 처방이 필요한데, 휴진으로 인해 진료가 연기되거나 중단이 되면 질병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 같기도합니다.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은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겠다는 기사를 읽었어요. 심지어 뉴스에서도 나오더라구요. 연세의료원은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을 산하에 두고 있는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9~11일 산하 병원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총 735명 중에서 531명(72.2%)이 무기한 휴진 입장을 취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겠다고 대답했다고 해요. 연세의대 비대위의 무기한 휴진 실행 방안에 지지하고 동참한다는 응답이 무려 448명(61%)이나 되었다고합니다.
아산, 가톨릭의대 동참
가톨릭의대 교수들도 18일부터 의협 집단 휴진에 동참을 한다 밝혔고,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서울성모, 여의도성모, 의정부성모, 부천성모, 은형성모, 인천성모, 성빈센트, 대전성모병원 등 8개의 병원이 휴진한다고 밝혔고, 서울아산도 18일 집다 휴진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정부가 전공의들에 대한 진료 유지 및 업무 개시 명령을 완전히 취소하라'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감사한건지, 제 가족이 다니고 있는 고대병원에 대해서는 기사나 뉴스로 직접적이게 언급을 듣지 않아서인지, 안심이 되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고대병원도 전공의 파업은 동참하고 또 동참하지 않은 전공의분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교수님은 이번 휴진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하실건지 아직 연락을 받은 바도 없고 예약되어 있는 진료에 대해서 취소 연락도 아직은 받지 않아서 참 다행이긴합니다. 다음 주 수요일이 진료 예약이긴한데.. 그래도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은 저 역시 여전히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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